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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 내는 법 —
목에 힘부터 빼야 하는 이유와 훈련 순서

보컬로그 칼럼 · 수업에서 실제로 쓰는 훈련 순서입니다 · 읽는 시간 6분

핵심만 먼저

고음이 안 올라가는 건 대부분 재능이 아니고 순서 문제입니다. 성대는 지르는 기관이 아닙니다. 숨과 탄성으로 저절로 떨리는 기관이라, 힘으로 밀면 목 바깥 근육만 조여서 소리가 막힙니다.

훈련 순서는 거꾸로입니다. ① 혀뿌리와 턱 힘 빼기(링 훈련) ② 소리가 울릴 공간 만들기 ③ 성대 대신 입 모양(모음)으로 조절하기(믹스보이스). 고음부터 지르는 연습은 힘주는 습관만 키웁니다.

음이 올라갈 때 턱이 앞으로 나오면 바깥 근육이 성대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조이는 유형과 새는 유형은 시작점이 달라서 유형 확인이 훈련보다 먼저입니다.

노래방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다가, 후렴 최고음 직전에 슬쩍 마이크를 내리고 구경꾼이 돼 본 적 있으실 겁니다. 아니면 그냥 질렀다가 소리가 뚝 끊기거나, 갑자기 가성으로 홱 넘어가서 민망했던 적이요. 그런 날 집에 가는 길엔 다들 비슷한 결론을 내립니다. "나는 고음이 안 되는 목소리인가 보다."

수업에서 10년 넘게 그 목소리들을 들어온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그 결론은 대부분 틀렸습니다. 고음이 안 되는 목은 생각보다 훨씬 드뭅니다. 흔한 건 고음에 가까워질수록 고음을 막는 방식으로 연습해 온 목입니다. 순서가 잘못돼 있었을 뿐입니다. 오늘은 그 순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성대는 지르는 기관이 아니라, 떨리는 기관입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걷어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성대를 "소리를 쏘는 대포" 비슷하게 상상합니다. 그러니 높은 음 = 더 세게 쏘기가 되는 거죠.

그런데 실제 성대는 대포보다 바람에 우는 깃발에 가깝습니다. 폐에서 올라오는 숨이라는 바람과, 성대라는 얇은 조직의 탄성이 만나면 저절로 떨립니다. 입술을 털어서 "푸르르" 소리를 내보세요.

입술더러 초당 수십 번 떨리라고 명령한 게 아니라, 숨과 입술의 긴장이 맞아떨어지니 알아서 떨리죠. 성대도 똑같은 원리로, 초당 수백 번씩 알아서 떨립니다. 성대가 근육의 명령 없이 숨과 조직 탄성이 맞물려 스스로 떨림을 이어 간다는 건 1958년에 정리된 뒤로 이 분야의 표준 이론입니다.1

이게 중요한 건 소리를 만드는 게 근육이 아니고 숨과 탄성이라는 결론이 여기서 나와서입니다. 근육이 하는 일은 그 둘이 만나는 조건을 잡아 주는 데까지입니다. 조건이 좋으면 소리는 알아서 나옵니다. 조건이 나쁜데 소리를 억지로 만들려고 하면? 그때 등장하는 게 목의 바깥 근육, 즉 '힘'입니다.

고음이 막히는 진짜 이유

음이 올라가면 성대는 고무줄처럼 얇게 늘어납니다. 얇아지면 서로 닿는 면적이 줄어들죠. 몸은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턱과 목 바깥 근육에 힘을 줍니다. 문제는 이 근육들이 성대를 도와줄 수 없는 근육이라는 겁니다. 소리에는 보탬이 안 되면서 성대 주변만 조이니까, 고음에서 목이 조이고 소리가 딱딱해지고 결국 끊기는 거죠.

여기에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힘을 주면 그 순간에는 음이 올라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반음 정도는 더 올라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몸은 "아, 이 방법이 통하네" 하고 학습합니다. 문제는 그 방법의 천장이 아주 낮다는 겁니다. 힘으로 올린 반음 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힘은 더 줄 수 없을 만큼 줬으니까요. 고음 연습을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고음에서 멀어지는 분들이 계신데, 연습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힘주는 습관을 매일 꼬박꼬박 키우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자가 진단 하나. 거울 앞에서 고음을 내보거나 영상을 찍어보세요. 음이 올라갈 때 턱이 앞으로 밀려 나온다면, 성대가 해야 할 일을 바깥 근육이 대신 떠맡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힘이 들어가는 건 본인은 잘 못 느껴도 턱의 움직임에는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훈련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좋은 고음 훈련이 왜 고음 지르기로 시작하지 않는지 보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턱과 혀의 힘부터 빼고 → ② 소리가 울릴 공간을 만들고 → ③ 성대가 아니라 입 모양으로 조절하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고음 훈련, 순서가 결과를 가릅니다 흔한 순서 고음부터 지르기 → 턱·목에 힘 → 힘주는 습관만 강화 ✕ 수업에서 쓰는 순서 ① 힘 빼기 (혀·턱) → ② 공간 만들기 (링) → ③ 모음으로 조절 ✓
고음부터 지르면 힘주는 습관이 강해집니다. 순서를 뒤집는 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훈련 1. 링 훈련, 혀뿌리부터 풉니다

고음 훈련인데 왜 혀부터 만지는지 의아하실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혀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근육 덩어리고, 그 뿌리는 목 안쪽 깊숙이 박혀 있습니다.

혀뿌리가 굳어 있으면 목 안의 공간이 좁아져서, 성대가 아무리 좋은 소리를 만들어도 좁은 복도에서 부르는 것처럼 갇힌 소리가 됩니다. 게다가 고음에서 목에 들어가는 그 힘의 상당 부분이 사실 혀뿌리에서 나옵니다.

  1. 혀끝을 윗니 뒤에 댔다가, 입천장을 타고 안쪽 깊숙이 보내고, 다시 앞으로 쭉 내미는 스트레칭을 5회 합니다. 혀가 이렇게까지 움직이는 근육이었나 싶을 정도로 크게요.
  2. 혀끝을 아랫니 뒤에 고정한 채, 혀뿌리만 뒤로 빼는 '훈련된 하품' 동작을 연습합니다. 하품 직전의 그 시원하게 열리는 느낌인데, 턱 아래에 손가락을 대보면 혀뿌리가 부풀어 오르는 게 만져집니다.
  3. 그 열린 상태로 '이' 모음을 내봅니다. 소리가 얼굴 앞쪽에서 울리며 밝아지는 느낌이 나면 제대로 된 겁니다. 이 울림을 수업에서는 '링(ring)'이라고 부릅니다.
  4. '위 – 여 – 이 – 오 – 우' 다섯 모음으로 넓혀서, 어떤 모음에서도 그 울림이 유지되게 합니다. 모음이 바뀔 때마다 울림이 사라진다면, 그 모음에서 혀가 다시 힘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울림이 어디서 생기는지는 내시경과 스펙트럼으로 확인됩니다. 혀뿌리를 뒤로 보내면 성대 바로 위의 좁은 통로(상후두관)가 더 좁아집니다. 후두 내시경으로 보면 이 부분이 실제로 조여지는 게 보입니다.4

스펙트럼에서는 2,500~3,000Hz 언저리에 에너지가 모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큽니다.5 이 대역이 마이크 없이도 멀리 뻗는 소리의 핵심입니다.

성악에서는 이걸 링이라 부르고, 실용음악에서는 인두까지 같이 좁히는 트웽을 더 많이 씁니다. 둘은 다른 기술이 아니라 어디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링과 트웽은 둘 다 목구멍을 좁히는 기술입니다. 어디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다릅니다 링 (Ring) 성악 발성에서 내려온 방식 성대 상후두관 인두 구강 입술 상후두관만 좁힘 · 후두는 낮게 트웽 (Twang) 실용음악·록에서 흔한 방식 성대 상후두관 인두 구강 입술 상후두관 + 인두까지 좁힘 · 후두는 올라가는 편 상후두관이 좁아지면 2,500~3,000Hz 언저리에 에너지가 모입니다 (혀뿌리로 조절, 사람마다 차이 큼)
링과 트웽은 둘 다 성대 위 통로를 좁히는 기술입니다. 좁히는 범위의 비율이 다를 뿐입니다.

훈련 2. 믹스보이스, 성대 말고 입 모양으로 조절합니다

이제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믹스보이스입니다. 먼저 연구로 확인된 사실 하나부터요. 연구자들이 전문 가수들의 성대를 측정해 본 결과 믹스보이스라는 제3의 성대 진동 방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2

성대를 두껍게 쓰는 모드(진성 계열)와 얇게 펴서 쓰는 모드(가성 계열)를 정교하게 조절하고 섞은 결과가 믹스처럼 들리는 겁니다. 자동차에 세 번째 엔진을 다는 게 아니라, 기어 전환을 티 안 나게 하는 운전 기술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성대를 얇게 써라, 살짝만 붙여라. 이런 말은 들어도 몸이 못 알아듣습니다. 성대는 팔다리처럼 직접 조종되는 근육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수업에서는 돌아갑니다. 입 모양(모음)을 바꾸면 성대가 따라오는 성질을 씁니다.

  1. '우' 모음으로 편하게 높은 소리를 내봅니다. '우'는 다섯 모음 중 성대를 가장 가볍게 쓰게 해주는 모음이라, 소리가 부드럽게 뜨는 느낌을 잡기 좋습니다.
  2. 그 뜬 느낌을 유지한 채, 입 모양만 천천히 '아'로 바꿔봅니다. 소리가 두꺼워지면서도 계속 떠 있으면 그게 믹스의 시작입니다. 기어가 부드럽게 물린 순간입니다.
  3. 이제 입 모양이 조절 레버가 됩니다. 소리를 얇게 만들고 싶으면 '이·우' 쪽으로, 두껍게 만들고 싶으면 '아·에' 쪽으로 오가며 감각을 익힙니다.

참고로 고음에서 가사의 모음이 살짝 변하는 것("사랑해"가 "사러헤"처럼 들리는 것)은 프로 가수들도 다 하는 일입니다. 물리적으로 어떤 모음은 특정 높이 위에서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모음을 조금 바꿔서 울림을 지키는 겁니다.3 실수가 아니고 물리 법칙에 맞추는 겁니다.

주의할 것 하나. "진성 느낌을 유지해야지" 하고 소리를 크게 밀어붙이면 다시 원점입니다. 소리가 뒤집힐 것 같은 지점 직전까지만 올라가고,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지면 그날은 거기까지가 맞습니다. 어제보다 반음 위에서 힘이 안 들어갔다면 그게 진짜 진도입니다.

같은 영상을 봐도 누구는 늘고 누구는 그대로인 이유

여기까지 읽고 유튜브에서 본 거랑 비슷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훈련 자체는 비밀이 아닙니다.

차이는 어디서 시작하느냐에서 갈립니다. 목에 힘이 세게 들어가는 유형과, 반대로 숨이 새서 소리가 흐릿한 유형은 첫 훈련부터 달라야 합니다. 조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훈련이 새는 사람에게는 독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영상을 보고 따라 해도 결과가 갈리는 건 재능 차이라기보다 처방이 증상에 맞았느냐의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 음역부터 확인해 보세요

훈련 전에 현재 위치를 알아두면 변화가 보입니다. 마이크에 가장 낮은 음과 높은 음을 내면 지금 음역과 편한 키가 나옵니다. 설치나 가입 없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음역 테스트 열기

정리하면

고음은 지르는 힘보다 조건을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입니다. 힘 빼기(혀·턱) → 공간 만들기(링) → 모음으로 조절(믹스), 이 순서를 건너뛰고 고음부터 지르면 힘주는 습관만 강해집니다. 그리고 내가 조이는 유형인지 새는 유형인지에 따라 시작점이 달라야 합니다.

혼자 해보다가 막히면, 첫 레슨에서 직접 봐드립니다. 평소 부르던 노래를 한 곡 불러보면 어디서 왜 막히는지 바로 보이고, 그 자리에서 내 유형에 맞는 훈련 방향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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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van den Berg J. Myoelastic-aerodynamic theory of voice production. Journal of Speech and Hearing Research (1958). 원문 보기 · 미국 국립음성과학센터(NCVS) 발성 원리 해설. 해설 보기
  2. Roubeau B, Henrich N, Castellengo M. Laryngeal vibratory mechanisms: the notion of vocal register revisited. Journal of Voice (2009). 원문 보기 · Titze IR. Mixed registration (2018). 원문 PDF
  3. 고음에서의 모음 조정(포먼트 튜닝) —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음성 음향학 해설. 해설 보기 · Sundberg J. The Science of the Singing Voice (1987)
  4. Yanagisawa E, Estill J, Kmucha ST, Leder SB. The contribution of aryepiglottic constriction to "ringing" voice quality — a videolaryngoscopic study with acoustic analysis. Journal of Voice 3(4), 342–350 (1989) — 후두 내시경으로 확인한 상후두관(피열후두개) 좁힘과 링. 원문 보기 · Titze IR, Story BH. Acoustic interactions of the voice source with the lower vocal tract.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101(4), 2234–2243 (1997) — 상후두관이 좁을수록 2.5~3.5kHz 대역이 강해지는 원리. 원문 보기
  5. Sundberg J. Articulatory interpretation of the "singing formant".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55(4), 838–844 (1974) — 2.5~3kHz 부근 에너지 집중과 상후두관 넓이 비율. 원문 보기 · Story BH, Titze IR, Hoffman EA. The relationship of vocal tract shape to three voice qualities.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109(4), 1651–1667 (2001) — MRI로 본 트웽(인두 좁힘·성도 짧아짐)과 하품 소리의 성도 모양 차이. 원문 보기

깃발·기어 변속·복도 같은 비유는 이해를 돕기 위한 저희의 표현이고, "소리는 숨과 탄성의 만남 조건을 세팅하는 것"이라는 정리는 위 이론에 대한 저희의 해석입니다. 그림은 위 문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희가 직접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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