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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만 다녀오면 목이 쉰다면 —
목 안 상하고 노는 법

보컬로그 칼럼 · 노는 걸 포기하지 않는 목 관리법입니다 · 읽는 시간 6분

핵심만 먼저

노래방 다음 날 목이 쉬는 건 체질보다 그날 목을 쓴 방식 때문입니다. 성대 부담은 부른 시간에 부딪히는 세기가 곱해져 총량으로 쌓입니다. 요령 네 가지면 똑같이 놀면서 목만 덜 상합니다 — ① 처음 두 곡은 낮고 편한 곡으로 워밍업 ② 원곡 키 고집하지 않기(키 한두 개 내리는 건 실력 문제가 아닙니다) ③ 지르는 곡 사이에 발라드나 남의 순서를 끼우고 물 마시기 ④ 다음 날 목이 쉬었으면 속삭이지 말고 말수 줄이기 — 연구에서 10명 중 7명은 속삭일 때 오히려 목에 힘이 더 들어갔습니다. 쉰 목소리가 2~3주 넘게 가면 이비인후과에서 확인할 신호입니다.

노래방에서 신나게 논 다음 날 아침, 인사말이 쉰 소리로 나옵니다. 같이 갔던 친구는 멀쩡한데 나만 그렇습니다. "체질인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쉬운데, 사실 그 차이는 체질보다 그날 밤 목을 쓴 방식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래방을 끊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똑같이 놀면서 목만 덜 상하는 요령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성대가 받는 부담은 통장처럼 쌓입니다

노래하는 동안 성대 두 짝은 초당 수백 번씩 서로 부딪힙니다. 두 시간 노래방이면 이 충돌이 수십만 번 쌓이는 셈입니다. 연구자들은 이걸 '음성 부하'라고 부르는데, 운동량처럼 하루 총량이 누적되는 개념입니다.1 부하가 한도를 넘으면 성대가 붓고, 부은 성대는 잘 안 닫혀서 목소리가 쉬는 겁니다.

부담은 쌓입니다 — 쉬는 곡이 목을 지킵니다 시작 두 시간 뒤 목이 버티는 한도 지르는 곡 연속 — 한도 초과 사이에 쉬는 곡 — 한도 아래
평평한 구간이 남 노래에 탬버린 치는 시간입니다. 같은 두 시간을 놀아도 누적이 다릅니다.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측정돼 있습니다. 두 시간 연속으로 목을 쓴 뒤 90% 회복에 4~6시간, 완전 회복에는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렸습니다.2 그러니 어제 밤 노래방을 갔다면 오늘 아침 목이 무거운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부하 자체가 아니라, 매번 한도를 크게 넘겨서 쓰는 습관입니다.

같은 두 시간인데 왜 나만 쉴까

부하의 크기는 부른 시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세게 부딪히며 불렀는지가 곱해집니다. 박수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가볍게 두 시간 쳐도 괜찮지만, 있는 힘껏 치면 10분 만에 손바닥이 벌게지죠. 노래방에서 목이 잘 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겁니다. 원곡 키 그대로, 지르는 곡 위주로, 쉬지 않고 연달아 — 성대를 제일 세게 부딪히는 조합으로 노는 겁니다.

그래서 요령의 방향은 하나입니다. 노는 시간은 그대로 두고, 충돌의 세기와 밀도를 낮추는 것. 아래 네 가지면 충분합니다.

요령 1 — 처음 두 곡은 편한 곡으로 시작합니다

운동 전에 몸을 풀듯, 성대도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워밍업 적정 시간은 5~10분 — 딱 노래방 한두 곡 분량입니다.3 들어가자마자 고음 곡부터 지르는 건, 스트레칭 없이 전력질주부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첫 두 곡은 음이 낮고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곡으로 시작해 보세요. 이 두 곡이 그날 밤 전체의 목 상태를 좌우합니다.

요령 2 — 원곡 키를 고집하지 않습니다

노래방에서 목이 상하는 가장 큰 원인은 원곡 키 고집입니다. 원곡 키는 그 가수의 목에 맞춘 키라서, 내 음역과 맞을 이유가 없습니다. 안 맞는 키로 후렴을 반복하면 성대는 매번 한계 근처에서 세게 부딪힙니다. 음이 높아질수록 필요한 공기 압력도 커져서, 무리한 키는 목 전체의 부담을 몇 배로 키웁니다.4

키를 한두 개 내리는 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콘서트에서 가수들이 라이브 키를 원곡과 다르게 잡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내 키를 미리 알아두면 키 버튼 앞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 음역을 미리 알아두세요

마이크에 가장 낮은 음과 높은 음을 내면 지금 음역과 편한 키가 나옵니다. 노래방 가기 전에 1분이면 됩니다. 설치나 가입 없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음역 테스트 열기

요령 3 — 지르는 곡 사이에 쉬는 곡을 끼웁니다

부하는 총량이라서, 중간중간 회복 구간을 넣으면 같은 시간을 놀아도 누적이 확 줄어듭니다. 고음 곡을 연달아 부르지 말고, 사이에 발라드나 남이 부르는 순서를 끼워 넣으세요. 남 노래에 탬버린 치는 시간이 사실 목에는 제일 좋은 시간입니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목이 마른 상태로 노래하면 같은 소리를 내는 데 힘이 더 든다는 게 연구로 확인돼 있거든요.5 술과 커피는 수분을 채워주는 음료가 아니니, 사이사이 물이 따로 필요합니다.

요령 4 — 다음 날 목이 쉬었다면, 속삭이지 마세요

목이 쉬면 다들 본능적으로 속삭입니다. 성대를 아끼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음성 질환자들을 내시경으로 관찰한 연구에서 10명 중 7명은 속삭일 때 오히려 목에 힘이 더 들어갔습니다.6 속삭임도 후두를 쓰는 발성이고, 다수에게는 더 비효율적인 발성입니다. 쉰 날은 속삭일 게 아니라 말수 자체를 줄이는 게 맞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대부분 돌아옵니다.

기준 하나만 기억해 두세요. 푹 자고 일어나도 쉰 목소리가 2~3주 넘게 그대로라면, 그건 피로가 아니라 진찰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때는 연습이나 요령이 아니라 이비인후과에서 성대를 직접 보는 게 순서입니다.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부르는 방식이 중요해집니다

여기까지는 노는 방식의 요령이고, 더 근본적인 차이는 발성 습관에서 옵니다. 같은 곡을 같은 키로 불러도 성대를 세게 부딪히며 부르는 사람과 가볍게 부딪히며 부르는 사람의 부하는 몇 배씩 차이 납니다. 노래방을 자주 가는데 매번 목이 쉰다면, 부르는 방식 자체를 한번 점검해 볼 때가 된 겁니다. 첫 레슨에서 평소처럼 한 곡 불러보면 목을 상하게 쓰는 지점이 어디인지 바로 보이고, 거기에 맞는 방향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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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음성 부하(vocal load)·음성 피로 용어의 국제 합의 기술. Journal of Voice 게재 합의 문서. 원문 보기
  2. Hunter EJ, Titze IR. 2시간 음성 부하 후 회복 시간 측정. Annals of Otology, Rhinology & Laryngology (2009). 원문 보기
  3. 워밍업 길이별 효과 비교 — 5~10분에서 충분, 과하면 피로 요인. Journal of Voice (2020). 원문 보기
  4. 음높이·음량과 성문하압의 관계 — 높은 음일수록 더 큰 호기압 요구. Journal of Voice 오페라 가수 실측 연구. 원문 PDF
  5. Sivasankar M, Leydon C. 성대 수분과 발성 노력의 관계 리뷰. Current Opinion in Otolaryngology (2010). 원문 보기
  6. Rubin AD 외. 속삭임 시 후두 과기능 내시경 관찰 — 69%에서 증가. Journal of Voice (2006). 원문 보기

통장·박수 비유는 이해를 돕기 위한 저희의 표현입니다. 쉰 목소리가 2~3주 이상 이어지면 요령보다 이비인후과 진료가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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